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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역에서 출발 / 정밀아
    음악 2022. 10. 2.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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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 걸려오는 전화 소리에 걱정 가득 질문도 가득
    어디 멀리 노래하러 갔었다더니 그래 집에는 언제 온 거니?
    글쎄, 밤 열두시 넘었는데 잘 모르겠네, 아주 늦은 밤은 아니었어요.
    가게들은 문을 닫고 텅 빈 역 안엔 대낮같이 불만 켜져 있었어.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 많아 이 추운 날에 고생할 뻔했는데
    이제 이사하고 난 뒤로는 염려 없어요. 집에까지 금세 걸어왔어요.
    근데 엄마 혹시 그날이 생각나세요? 내가 혼자 대학 시험 보러 온 날
    옛날 사람 봇짐 메고 한양 가듯이 나도 그런 모양이었잖아요
    그날 밤 내가 걸어 나온 서울역 건물은 이제 근사하게 변했는데요.
    영화에나 나올듯한 그런 모습에 볼 때마다 사진에 담게 됩니다.
    엄마 나는 대학 가면 그림 그려서 멋진 화가가 될 줄 알았지
    허나 딴짓을 아주 열심히 하였더만은 이젠 노래하며 잘 살아갑니다.
    엄마 요즘 고향 가는 기차는 말야, 아주 좋아 빠르고 세련됐어요.
    서울역에서 출발하고 두 시간 남짓이면 우리 살던 동네에 도착하잖아.
    내가 고등학교 내내 친하던 그 친구 있지, 걔도 지금 서울 살아요
    지하철 4호선 타고 서울역에서 출발하면은 한 시간이면 주희네 집이야
    서울역에서 출발한 내 스무 살은 한 백 번은 변한 것 같아
    그게 뭐 어떻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랬구나 하는 거예요.
    봄 가고 아주 여름 오기 전 언제 바다에 가보려고 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푸른 바다에 가보려고 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푸른 바다에 가보려고 해
    푸른 바다에 가보려고 해. 서울역에서 출발.



    일상적 대화를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지만
    자꾸만 나의 스무살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노래.
    서울역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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