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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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출발 / 정밀아음악 2022. 10. 2. 05:56
아침 일찍 걸려오는 전화 소리에 걱정 가득 질문도 가득 어디 멀리 노래하러 갔었다더니 그래 집에는 언제 온 거니? 글쎄, 밤 열두시 넘었는데 잘 모르겠네, 아주 늦은 밤은 아니었어요. 가게들은 문을 닫고 텅 빈 역 안엔 대낮같이 불만 켜져 있었어.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 많아 이 추운 날에 고생할 뻔했는데 이제 이사하고 난 뒤로는 염려 없어요. 집에까지 금세 걸어왔어요. 근데 엄마 혹시 그날이 생각나세요? 내가 혼자 대학 시험 보러 온 날 옛날 사람 봇짐 메고 한양 가듯이 나도 그런 모양이었잖아요 그날 밤 내가 걸어 나온 서울역 건물은 이제 근사하게 변했는데요. 영화에나 나올듯한 그런 모습에 볼 때마다 사진에 담게 됩니다. 엄마 나는 대학 가면 그림 그려서 멋진 화가가 될 줄 알았지 허나 딴짓을 아주 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