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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 정밀아
    2022. 11. 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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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러운 것이고,
    또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장례식 블루스(Funeral Blues)                   -W H 오든

    ​모든 시계를 멈추고, 전화선을 끊어라,
    개에게 기름진 뼈다귀를 던져 주어 짖지 못하게 하라,
    피아노들을 침묵하게 하고 천을 두른 북을 두드려
    관이 들어오게 하라, 조문객들을 들여보내라.
    비행기가 슬픈 소리를 내며 하늘을 돌게 하고,
    ‘그는 죽었다’는 메시지를 하늘에 휘갈기게 하라.
    거리의 비둘기들의 하얀 목에 검은 천을 두르고,
    교통경찰관들에게 검은 면장갑을 끼게 하라.
    그는 나의 북쪽이고, 나의 남쪽이며, 동쪽이고 서쪽이었다,
    나의 일하는 평일이었고 일요일의 휴식이었다,
    나의 정오, 나의 자정, 나의 대화, 나의 노래였다;
    사랑이 영원한 줄 알았는데, 내가 틀렸다.
    별들은 이제 필요 없으니; 모두 다 꺼져버려.
    달을 싸버리고 해를 철거해라,
    바닷물을 쏟아버리고 숲을 쓸어 엎어라;
    이제는 아무것도 소용이 없으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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